세준, 너와 나의 거리 "일찍 자야 형아들처럼 키 크는 거야, 아들."세훈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춘 엄마가 배 위로 덮인 이불을 한 번 더 매만져주곤 방을 나섰다. 세훈은 뚱한 얼굴이었다. 잠 안 오는데... 안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세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훈은 이유 없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렇다고 해서 열세 살의 세훈이 그것에 대해 고민한다거나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비밀스런 자신의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만 있을 뿐. 부모님이 깨시면 곤란하기 때문에 세훈은 주로 그 시간에 조용히 할 수 있는 것을 즐겼는데 그것은 주로 밤하늘을 보는 것이었다. 공해나 도시의 밝은 빛에 가려 별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세훈은 달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꼈다. 어쩐지 창백한 것 같기까지 한 달의 색이 자신과.. 더보기 이전 1 2 다음